부축 / 오정자
강바람이 좋아 감탄하는 사이
당신 눈에 티끌이 들어갔다 후욱
꽃잎들 오후가 환하여 당신과 나는 환해졌다
즉석과자를 씹으며 걸었다
아무렇게나 걸친 스웨터 아무렇게나 걸친 핫바지
풍물시장의 따스한 바람과 익명의 얼굴들이
강물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눈 깜짝할 새 달아나는 당신을 잡고
당신 겨드랑이를 붙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약 같은 나물을 조물조물 무칠 때 당신은 얼른 나를 먹어보라고 했다
꿈결같은 등대의 불빛 설령 그것이 가로등 불빛이라도 억울하지 않았다
무정한 별빛이면 오히려 슬펐을 날.
20150412-2017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