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평범한 바다

미송 2016. 3. 28. 23:30

 

 

 

                           <두 면의 바다> 표지 - 박진영

 

 

 

평범한 바다 / 오정자 

 

먼 바다를 본 적이 있지,

먼 바다만큼 가까운 바다가 있을까 

 

망막 안

당신 눈동자만큼 크고 파아란 바다가 보였지

가슴에 안 동그랗게 말을 걸었

우리 오래오래 함께 살아 


자필 쪽지를 화면에 붙여 두었지  

 

먼 바다를 한소끔 먹어 본 적이 있지

안구에 박혀 리얼리즘이 된 사진 하나가 있지.

 

20150718-20160328

 

 

 

소란한 활자들을 접고 이미지를 감상한다. 사진에 대한 작가의 소신에 공감하여 랜만에 나도 시를 쓴다.

간밤 중견 문인의 칼 같은 글 보다 눈길이 끌리는 아침 이미지. 때로는 편안함이 시를 불러오기도 하고

숨을 쉬게도 한다. 때로는 눈에 익은 빛깔이 귓속말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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