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그 外 다른 말

미송 2017. 7. 8. 23:47

 

 

 

 

그 外 다른 말 / 오정자

 

공이 놓여 있다 함성과 땀이 비친다 날아간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부모와 고향이 궁금해진다 하늘로 솟구친 바퀴들 구름이 된다 아니

꽃잎 공속으로 들어가 물고기가 된다 공갈 말 할 수 있는 것만 말하자 아이가 풍선껌을 분다 아이가 공을 띄우며 논다 진화 이후 쭈글

해지기 시작한 것들 방금 말한 그 구름이나 물고기 노을이 틀 속에 갇힌다 비눗방울을 잡으러 아이가 달려간다 공을 따라 아이가 달려

간다 을 설파하는 사이 지워버림을 설파하는 사이 고무지우개가 떠오른다 허튼 소리 솔깃해진 시간을 낭비한다 공을 찾는다

공을 꿰매는 한 아이 공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한 아이가 아는 공은 하루 종일 바느질하던 기억뿐 당신의 공과 내가 스케치하던

공 사이 바람 빠진 공과 저편 한 아이가 날려버리고 싶어하던  사이, 그 外..........

 

20170419-20170608

 

 

 

 

마그리트 / 오정자

  

이리 와 아저씨의 분신들을 구경하렴

 

이상한 그림 나라에 안 이상한 그림이 놀러왔다 아 되돌아갈 수 있는 비결 기억하지 

아이들 어리둥절 따라 하네요 아무 제목이나 붙여대네요 뱀의 엉덩이 미끄럼틀

주전자 콧물이 나오는 구멍 헛소리 열 줄 문장이 휙휙 지나가네요 

용지 가득 가구를 그려 넣고 360도 회전시켜 제목을 붙여요

이것은 거꾸로 되어 있는 게 아니다 오 마리오 깜찍한 마그리트 

그동안 왜  눈에 띄지 않았지 예쁘게 색칠하지 않아도 좋아 빗과 침대의 크기도 

벽난로와 기차의 낯설지만 어딘가 통하는 듯한 만남도 좋아 

아이 같은 아저씨 같은 상상 수두룩하니 쌓이면 세상 말이 많아지겠지

다양해지겠지 

 

20160503-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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