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고고씽 가수들

미송 2017. 12. 27. 22:01


고고씽 가수들


가을바람 곁 눈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시대는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

당대 그들 음악이 지속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그 음악을 알아먹던 관객들 덕분

관객이라면 거의가 귀족들이었지만


뽕짝을 선호하는 요즘의 실험인들

한 때는 디 마이나 쥐 마이나를 시도했으리

그러나 관객이 원하는 건 내 나이가 어때서였으니


삼십 분 동안 칙칙폭폭 띵 칙칙폭폭 띠~잉만 외치는 무조음악

기자가 묻는다 관객들이 다 잠들었네요, 이거 실패작이라 생각지 않으세요 

그때 작가는 말한다

실패 아니거든요 그게 내 음악의 목적이거든요


전쟁처럼 발발하는 낭비벽

똑같은 알람소리에도 뉴 굿모닝을 날리고

휴~ 아직 끝나지 않아 다행이야 하는 악보들

새소리가 안들린다고 아작을 낼 순 없다 하고

갈 때까지 가 칙칙폭폭 띵 칙칙폭폭 띠잉

사뭇 낭비스러워 미치겠어도


20161222-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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