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하는 소리 / 오정자
빵을 먹지 않는다 빵을 뜯지도 않는다
계란을 주전자에 삶는다 계란을 언제 건질 것인지 묻지 않는다
물을 주며 비를 뿌린다 말한다
사랑초를 아기별 팬지를 제비꽃이라 부른다
문자를 띄운다 답장을 기다리지 않는다
시험을 치를때도 숨고르기를 하지 않는다
복지비 천만 원을 받은 댓가로 일 년간 교회에 나가 준 친구에게
힘들면 저녁에만 (야행성이니까)나가라고 답한다 그녀
구세주 하고 큰소리로 외친다 규칙적으로 전화가 온다
빵은 먹었냐 누구와 나누어 먹었냐 대답 대신
국수를 삶는다 그것은 미리 정해놓은 메뉴
찰각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