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자료실

문장법- 퇴고(推敲)

미송 2009. 1. 18. 23:00

퇴고란

 

명문이나 명화치고 일필휘지( )해서 되는 것은 자고로 하나도 없을 것이다. 무엇이나 원만히 된 표현이란 능란한 기술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무엇에서나 기술이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의미한다. 여기서 방법이란 우연이 아닌, 계획과 노력을 의미한다. 흉내의 천재인 채플린도 영화 '황금광(黃金狂)시대' 에서 닭의 몸짓을 내기 위해 양계장에서 석 달을 다녔다는 말이 있다. 일필(一筆)에 되는 것은 차라리 우연이다. 우연을 바랄 것이 아니라 이필, 삼필에도 안 되면 백천필에 이르더라도 심중엣 것과 가장 가깝게 나타나도록 고쳐 쓰는 것이 문장법의 원칙일 것이다.

이렇게 가장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문장을 고쳐 나가는 것을 '퇴고(推敲)' 라 한다.  

 

 

퇴고의 유래

 

조숙지변수(鳥宿池邊樹)                   새들은 연못가 나무 위에 잠들

승고월하문(僧敲月下門)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리네

 

당(唐) 시대의 시인 가도(賈島)의 서경시다. 이 시의 바깥짝 '승고월하문'이 처음에는 '승고' 가 아니라 '승퇴월하문'이었다. 시인 가도는 '고로 할까? 퇴로 할까?' 에 열중하다가 그만 경윤(京尹) 행차가 오는 것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부딪쳐버렸다. 가도는 경운 앞에 끌려나가게 되었고, '또 퇴로 할까? 고로 할까?' 생각하느라 미처 비켜서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밖에 없었다. 경운은 이내 크게 껄껄 웃고 다시 잠깐 생각한 뒤에  "그건 보다 가 나으리다." 하였다. 경윤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마침 당대 문호 한퇴지(韓退之)였다. 서로 이름을 알게 된 둘은 그 자리에서 글벗이 되었고, 가도가 '승퇴월하문'을 한퇴지의 말대로 '승고월하문'으로 정해버린 것은 물론, 이후부터 후인들이 글 고치는 것을 '퇴고'라고 일컫게 된 것이다.

 

 

'문학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장묘사2   (0) 2009.02.11
문장묘사  (0) 2009.02.09
소설, 세상속으로  (0) 2009.02.08
<문심조룡> 깊이 읽기  (0) 2009.01.28
이상의<권태>  (0) 2009.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