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그냥 그러하다

미송 2011. 11. 24. 09:08

     

    그냥 그러하다 / 오정자

     

    그냥 그러하다 란 말 참 좋다 

    설명할 필요가 없는 말

    설명이 없으면 더 좋은 시詩도 그렇고 

    신神도 그러하다 까지면 좋겠다

    진열함과 동시에 고리로 엮이는 感마저

    시다 쓰다 달다

    있다 없다도 없이 

    어디로 머무르는지 흐르는지 

    그 무엇도 아닌 채 흘러갈 수 있다면

    생사의 아귀조차 생각할 줄 모르는 듯

    그냥 그러하므로 그러할 수 있다고

    미소나 던지며 갈 수 있다면 

    빈수레 소란한 거리를 나와 

    옷자락마저 흘리지 않는 길로

    침묵의 베낭을 멜 수 있다면 

    나도, 떠나는 행위도 없이

    그냥 그러하게 살 수 있다면

    그냥 그러하다 죽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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