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러하다 / 오정자
그냥 그러하다 란 말 참 좋다
설명할 필요가 없는 말
설명이 없으면 더 좋은 시詩도 그렇고
신神도 그러하다 까지면 좋겠다
진열함과 동시에 고리로 엮이는 感마저
시다 쓰다 달다
있다 없다도 없이
어디로 머무르는지 흐르는지
그 무엇도 아닌 채 흘러갈 수 있다면
생사의 아귀조차 생각할 줄 모르는 듯
그냥 그러하므로 그러할 수 있다고
미소나 던지며 갈 수 있다면
빈수레 소란한 거리를 나와
옷자락마저 흘리지 않는 길로
침묵의 베낭을 멜 수 있다면
나도, 떠나는 행위도 없이
그냥 그러하게 살 수 있다면
그냥 그러하다 죽을 수 있다면
'채란 문학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멍게, 그외 (0) | 2011.12.18 |
---|---|
속절없음 (0) | 2011.12.16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0) | 2011.11.18 |
보르헤스를 기억하다 (0) | 2011.11.18 |
스쳐간 로댕 (0) | 2011.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