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마을, 상록수 즐비해야 할 마을,
오크벨리의 스키장 입구 푸른 이파리들은 흰 비닐에 꽁꽁 싸여 있었다.
가파르지 않은 산비탈은 요리조리 깎인 채 인공 눈(雪)을 덮어쓰고 있었다.
새벽 3시까지도 눈 비탈을 오르는 사람들, 그들의 오락을 위해
사방으로 켜놓은 야광등과 입구마다에 오색등들 그리고
새벽부터 서비스를 위해 출근하는 이십대 여학생들의 시린 입김과 부은 눈두덩
비싼 스키장비와 비싼 표정으로 자동문을 들락이는 인파속에서
마땅한 자기 휴게실 하나 없이 화장실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사람들
이십대 아이들은 아니 삼십대들은 더 할 거야 말하면서
동시에 느껴지는 상대적 빈곤감과 빈부격차의 소외감
풍경이었다, 참! 겨울풍경.
오크벨리라는 이름의 촌동네가 삼성이란 대기업 꺼라는 데 대해선
거부감까지 한 몫 하여, 착취라는 단어가 연상되었다.
묵상과 대화, 음악의 흐름위에 앉아 무위하는 풍요, 한 잔의 쌉싸래한 커피와
사랑하는 사람의 야리꾸리한 첫 눈빛과 밤새 도닥이던 먼 그리움과 그리고
그 무력한 내려놓음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로운 강물의 낯빛을 담보로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돈이라면
나는 노우! 다.
차라리 논둑으로 걸어가 눈썰매나 타지.
아무튼 끝나지 않은 두 달의 계약기간 동안 동료들은 긴장의 연속이겠지만
잘 할 거다. 그래, 일 년에 한두 번 그렇게라도 쉼을 찾는 도시인들도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겠는가. 둘 셋 아이들을 우리에게 맡기고 눈 위에서 노는 부모들을 보면서
와이니까, ymca니까 당연 도와야 겠지..자문자답 하면서
그러나, 재래시장에서 콩나물값 깎듯, 부자들이 더는 인색하지 말았으면 바라면서!
모처럼의 忙中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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