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과 목소리

[낭송] 즐거운 편지

미송 2009. 1. 20. 20:49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맬 때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2007, 낭송 - 오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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