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 엿보기 / 오정자
나무와 새는 서로의 무통분만을 기도하고 있네
나무 위에 새가 앉아 있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나무의 점액질이 새의 엉덩이를 빼앗은 것 같네
새가 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새의 입이 가지를 꽉 물어 버린 것 같네
친절하게 경계를 그려주며 노는 유희 젖은 유희들 누가 정직하게 불러 줄까 기다리고 있네
유리 밖 외래어들 분열을 감추려는 몸짓들 춤추며 침 흘리네 비유를 대며 유희를 하네
춘희 동생쯤으로 태어난 유희
순결을 팔아 순결을 사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의 거리
은사시나무와 민들레 홀씨가 어울리다 안 어울리다 하네
무한 할 것이라 큰 소리 치면서 유희들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를 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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