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유희 엿보기

미송 2012. 5. 11. 08:48

 

 

 

유희 엿보기 / 오정자

 

 

                                                나무와 새는 서로의 무통분만을 기도하고 있네 

 

 

나무 위에 새가 앉아 있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나무의 점액질이 새의 엉덩이를 빼앗은 것 같네

새가 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새의 입이 가지를 꽉 물어 버린 것 같네

 

친절하게 경계를 그려주며 노는 유희 젖은 유희들 누가 정직하게 불러 줄까 기다리고 있네

 

유리 밖 외래어들 분열을 감추려는 몸짓들 춤추며 침 흘리네 비유를 대며 유희를 하네

춘희 동생쯤으로 태어난 유희 

 

순결을 팔아 순결을 사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의 거리

은사시나무와 민들레 홀씨가 어울리다 안 어울리다 하네

무한 할 것이라 큰 소리 치면서 유희들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를 쌓네.

 

 

 

 

 

 

 

 

'채란 문학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피카소, 그 놈처럼   (0) 2012.05.20
[수필] 금자는 친절하지 않았다   (0) 2012.05.17
[수필] 보무도 당당한 보리수나무가   (0) 2012.05.10
[시] 날개  (0) 2012.05.06
[시] 어느 한 계절엔  (0) 2012.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