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추억에 대한 에테르

미송 2012. 7. 26. 08:10

 

아마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면서 설명되지 않을 수 있는 것

억에 대한 에테르
- 그 밤

 

가로등 수줍은 불빛이
낭만 투성이 통기타를 치는 듯
밤비가 장난질 치듯
언덕에 내리던 밤
은전 세 닢 손에 쥐고
구멍가게로 달려가던 시절
길을 막은 채 숨 죽이고
우두커니 홀로 서 있던 밤
검푸른 낭만 투성이 시절
목탄난로의 온기가
명치 끝으로 잦아들던 오두막
둔탁한 나무상자 위에
커피 잔을 천천히 올려 놓던 밤.

 

2010. 6 오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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