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져 올린다는 것 / 오정자
석쇠 위에 올려진 물고기처럼 안절부절못하는 정오였지요
샤워기를 트는 순간 물방울들 솟구치다
물방울들 연주하듯 다시 흘러내렸죠
순간 겨드랑이를 열고
어머, 뭐하시는 거예요 하였지만
물방울들이 깨운 건 촉각이었어요
구운 오징어처럼 저녁 식탁
당신이 쏟아놓는 詩漁들이 맛있어요
물방울로 물고기로 튀어 오르는 당신
그러나 당신은 물고기를 던진 적이 없다 말하죠
제가 스스로 건져 올린 거라 말하죠
그럼 시어들은 어디서 사나요
물방울로 목소리로 물고기로 나타나곤 하지만
그건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머릿속에 살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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