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프랑시스 잠에게

미송 2012. 10. 4. 08:08

            

 

 

         프랑시스 잠에게 / 오정자

 

    거친 바람이 싫어질

    가끔 당신을 보았죠

    당신이 사용하던 말(言)과 당나귀들

    그를 총애하던 백석과 릴케

    또, 당신을 좋아했던 윤동주

    그런 순서로

    당신이 열리더군요

     

    jam,

    한 겨울 난로처럼

    슬픔도 따스해지게 주무르는 힘은

    언덕 들풀로부터 시작되었던가요

     

    窓을 열고

    흰 눈 아래서 웃고 있는 사철나무를 봅니다

    목소리가 분명한 나무들은

    나뭇잎들의 울음에 초연하고

    초록 옷들은

    갈잎들을 비웃기도 하네요

     

    노송 같은 손으로 도닥이던 당신 行人들의

    불그죽죽한 물빛도

    갈랑이던 이파리들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눈 밖 나무들은 건강하여서

    소박하게 유혹합니다

    황폐한 땅에서....

     

    jam,

    당신의 식당으로 들어갈까요

    당신이 지은 아기자기한 숲,

    잡힐 듯한 詩로 가득한 박물관에서

    유령 같은 이 겨울바람을 쉬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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