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시스 잠에게 / 오정자
거친 바람이 싫어질 때
가끔 당신을 보았죠
당신이 사용하던 말(言)과 당나귀들
그를 총애하던 백석과 릴케
또, 당신을 좋아했던 윤동주
그런 순서로
당신이 열리더군요
jam,
한 겨울 난로처럼
슬픔도 따스해지게 주무르는 힘은
언덕 들풀로부터 시작되었던가요
窓을 열고
흰 눈 아래서 웃고 있는 사철나무를 봅니다
목소리가 분명한 나무들은
나뭇잎들의 울음에 초연하고
초록 옷들은
갈잎들을 비웃기도 하네요
노송 같은 손으로 도닥이던 당신 行人들의
불그죽죽한 물빛도
갈랑이던 이파리들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눈 밖 나무들은 건강하여서
소박하게 유혹합니다
황폐한 땅에서....
jam,
당신의 식당으로 들어갈까요
당신이 지은 아기자기한 숲,
잡힐 듯한 詩로 가득한 박물관에서
유령 같은 이 겨울바람을 쉬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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