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 作 '홍월'
왈츠
여자는 나무의 그림자를 안고 있다
까맣게 빛나는 오후
눈을 감는다
한 박자 쉬고
고개를 돌린다
여자의 배경이 흐려진다
틀 밖을 응시하는 여자
아무도 모른다
사진을 찍는다
여자의 사진이 지워진다
흐려진 배경이 모니터 속에서 선명해진다
또 한 박자 쉬고
여자의 발걸음이 흐른다
나무의 그림자 발걸음을 붙든다
그림자 위로 흘러내리는
발걸음
그림자 지워진다
한 남자가 지나간다
모든 노래는 벽 위에서 자란다
나무는 여자의 그림자를 안고 있다
시집『처럼처럼』<문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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