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답례

미송 2014. 12. 16. 07:52

     

     

     ▲ 조팝나무

     

     

    답례 / 오정자

     

    버스를 기다리던 그 자리

    動體의 전광판을 읽던 그 시각

    충혈된 먼지를 몰고 오던 그 남자 

    노을이었지

     

    말없이 흘러가던 오늘들

    바꾸기도 하고 내어주기도 하며

    서로의 목례를 읽던 존재들

    차갑게 따스하게 감각을 부비다 

    카이로스를 출력하였지

     

    아름다운 찰라를 살아 왔다

    그대여 이젠 편히 앉으소서

    무릎에 가방을 맡겼을 때 

    들어주는 이가 먼저 인사를 했을 때

    아침 해도 우리를 신뢰하였으므로 

    떠올랐던 것

     

    20130529-20141216

     

    "불안이라고 해서 뭔가에 신경이 쓰인다든가, 고민이 있다든가

    하는 차원의 문제는 결코 아니야. 내가 지금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을 수 없어."

    오랫만에 듣는 '존재'라는 슬픈 단어가 마음에 걸렸다.

                          

                                                  『Willow Weep  For Me 中, 무라카미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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