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물꼬

미송 2015. 1. 2. 12:56

 

 

 

 

물꼬 / 오정자

 

무언가無言歌가 빠져나갑니다

조사助詞도 부사副詞도 빠져나가

점 아래로는 절벽인가 합니다

가사를 바꾸자구요

귓볼을 만지며 좋아질 거야 하고 더 만집니다

수문水門을 막아주세요  

딩기 딩 딩 디리리리 

이 소리는 현실일까요 

마침표를 떼는 순간 

스며들던 물의 범람

유화油畵가 된 꽃밭에 앉아 기다리네 

오늘 같은 날 내 님이 오신다면 

찢어지게 웃은 김에 

그녀의 입까지 빌릴까 합니다 

을를이가을를이가를 밀어 넣자 

심심한 천국  나는

날아올라 먼지 한 톨 없는 하늘에서 놀고 

속이 텅 빈 유리병이 자기가 새 것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전 이전 것을 기억하는데요 

의자놀이가 끝이 나 마침표가

다시 돌아갑니다

드키드키하게 노는 것들

같으니라구요  

 

20140330-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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