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장미의 의식

미송 2013. 8. 25. 08:22

     

     

     

     

    달리, Rose Meditative, 1958

     

     

     

    장미의 의식 / 오정자

     

     

    보고 있었나 불과 이틀 전 각혈 한 자락 남기지 않고 쓰러져

    의식 불명의 10초를 견뎠던 너 어혈의 형상 하나 띄우고 잠이 

    든 너의 머리 위로 개가 짖고 그가 달려 왔다

    행자의 소리처럼 음악이 들리고 발소리가 들리고

    잃은 자의 이후는 그런 것 또 하나의 의식을 만나는 일이었다

     

    보았는가 입때껏 만날 수 없었던 것들 춤추는 아이들 현혹하는 나비들

    식이 끊기면 보이지 않는 고깃덩어리 소재를 알 수 없는 소스들까지

    표면만 남기고 어디에도 없던 너 물 한 잔 드미는 너도 없었지만

    무렇지 않게 웃으며 대답하던 너는 의식이 든 이후 첫 道伴.

     

     

    시작노트; 이상한 경험을 하였다. 좋은 경험은 아닌 듯 하다. 저녁에 술을 먹었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나 그랬다.

             화장실에 앉았다가 10초 정도 의식을 잃고 꼬구라져 있었다. 아버지의 40대 때 기억이 떠올랐다.

             화장실에서 아니면 세수를 하시다가 의식을 잃고 꼬구라지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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