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van Gogh, 감자 먹는 사람들 (1853~1890)
감자 / 오정자
시큰해진 무릎을 끌고 식탁으로 간 여자
찝찔한 소시지와 식은 감자를 데워 접시에 올린다
1.5인분의 밥을 보충하려고 카스텔라도 썬다
여자는 문득
감자를 먹지 않는 문구씨를 떠올린다
강원도 출신의 문구씨는 감자를 왜 안 먹을까
찌개에도 볶음에도 들어가는 감자를
남은 카스텔라를 개에게 나눠 주자
접시를 잽싸게 핥는다
감자도 먹을래 하는 여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감자도 풍경도 몽땅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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