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상(着想) / 오정자
자만심은 인간이 자기자신을
너무 높게 생각하는 데에서 생기는 쾌락이다.
- 스피노자
착상은 화학물질 빠져나간 티셔츠를 즐겨 입어요
밥도 먹지요 착상 앞에 놓인 밥상은 바로 그의 예술품입니다
그러나 착상을 보고 밥상은 뭐라 부를까요
착상이 호명해 왔던 이름들 자연에 숨결을 넣어 주었다 주장하는
착상들은 호메로스 이후 3000년 동안 기만되어 왔습니다
착상은 자연에 속아 넘어가는 재능을 타고 났지요
시를 쓴다 말합니다 시 쓰는 사람을 시인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현명한 착상은 자기는 아무것도 아니라 고 말해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밥상처럼 뒤엎어요
시인이어서 시를 쓴다 예술을 한다 믿지 마세요
주었다는 시각視覺에서 받았다는 시각으로
바꾸라는 말이지요 자연은 예술을 빙자했던
당신의 언어들을 비웃고 있을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