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그 식당 /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 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운문과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영승<숲속에서>外 1편 (0) | 2015.02.17 |
---|---|
강성은 <세헤라자데>外 2편 (0) | 2015.01.28 |
이승훈 <바보처럼 웃으리> (0) | 2015.01.26 |
정영효 <저녁의 황사> (0) | 2015.01.23 |
최하림 <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外 5편 (0) | 2014.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