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와 독백

바타이유(Georges Bataille) 에로티즘

미송 2018. 7. 18. 02:56

 

바타이유(Georges Bataille) 에로티즘 / 오정자


그해 봄에도 머리를 감았던가    
예의에서 어긋나지 않으려
너에게만 열던 에로티즘의 시간 
포말을 입에 문 파도처럼 거듭 새로워지는
물결에 젖어들 때 잃어버리게 된 소유권

 

그러나,

아직도 은유가 되지 못한 언어들은 스위치를 내리지 않는다  

 

감수분열 4분체 가운데 한 개의 염색체
창 없는 모나드(monad)들은
좁힐 수 없는 거리에서 죽어간다

 

알싸한 밤 비가 되기도 하고
안개 데피기도 하는 이유는 나 몰라
곤핍한 영혼의 만남은 기적이겠다

 

음란은 동요(動搖), 닫힌 문 밖에서의 몸은
연속성을 향해 열린다

 

냉혹한 진실은 표면의 스침 뿐이라 해도
영혼의 비타민 하나 건네고 싶다.

 

시집 <그가 잠든 몸을 깨웠네> 104쪽

 

 

레몬 한 박스를 주문했다. 스무 개의 레몬을 얇게 썰어 설탕에 재우기도 하고, 스킨로션을 만들기 위해 양주를 붓기도 했다. 실내가 실외 보다 

추운 경향이 있는 요즘, 태양을 쬐러 바깥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간다. 태양에서만 얻어지는 비타민 D, 고마운 것들이 늘어간다.  20160407<오> 

 

 


태양으로부터 얻어지는 비타민을 떠올리게 되면 바타이유 에로티즘을 찾게 된다. 이유는 모르겠다. 오래전 독백 속에 나오는 사람 이름이나 언어들, 문장의 의미는 잘 모르겠다. 혹시 분열증...자문하게 된다. 한때는 집요해야 할 까닭 있었으리, 체온을 어루만지며 도닥이지만, 기록만이 기억의 도우미. 이 순간 더듬이를 움직이게 하는 배후의 기록이든 기억이든, 우정처럼만 느끼기로 하자. 


타들어갈 듯한 정오의 태양을 어리석은 아이처럼 맞고 서 있었다. 밤새 따가움을 느끼며 잠이 들었고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다.


폭염의 나날들. 차분히 매실냉차를 마시는 지금은 새벽 2시. 열기는 무덤처럼 어두워지고 있다.

구체적인 의미도 모르면서 중얼댔던 모나드. 태양열이 부족하면 그 모나드가 영양실조에 걸리는지 정말로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름에도 겨울에도 비타민이 필요했고 지금도 그러하다는 점, 우리의 공통점이다. 다행...


많이 모두 다 행복하시라고 이 밤 나는 쓴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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