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이름으로 불리워지지 않고 하는 일인, ‘카페’로 불리워진다. 그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여자도 만날 때마다 더욱 자극적인 별명으로 이름이 바뀐다. 두 사람 사이엔 사랑은커녕 최소한의 책임이나 연민도 없다. 그저 몸으로 탐하는 흥분이 있을 뿐. 몸으로 탐하지 않을 때는 난삽한 언어의 희유로 변형된 흥분을 즐긴다. 실체는 도외시되고, 하는 일과 하는 말이 존재를 대신하는 시대, 지금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가. <서영은>
카페와 낚시. 카페의 아내와 철학. 그리고 다시 카페와 친구. 어찌보면 이들의 관계는 그저 평범하다. 아니 평범하지 않다. 대화가 좀 난삽하여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난감하다, 아니 난감할 것도 없다. 난삽하기에 성공한 글일뿐이다. 글쓰기의 요소 중 '낯설게 하기'가 있다. 이토록 난삽하여 낯선 경우도 흔치않다. 어쨌든 또 하나의 말을 얹는다는 게, 그에 동참하여 완벽을 갖추는 일 같아서, 간당간당 밟고 지나간다. 굳이 부정을 해도 저런 난삽함을 경험할 수 있는 게 또한 '인간이다'란 정의를 내려본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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