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의 영상

병아리 떼

미송 2016. 3. 17. 08:28

 

 

 



      병아리 떼 / 오정자


      커튼을 활짝 걷고
      창문을 엽니다
      병아리들 떠드는 소리가
      종종걸음으로
      내 방에 뛰어듭니다

      앞마당 한 구석에
      봄이 한참 숨어 있었어요
      옆집 담장 너머
      목련 꽃 흐드러지게 피우던
      목련나무 뿌리 겨우 내내
      죽은 듯 침묵하고 있었거든요

      정말로 뿌리가 죽었나
      아니겠지 살아나겠지 하며
      봄이 지금 저기 서성대고 있어요

      현관 앞으로
      몸에 잔털도 포근한
      병아리 떼가 뛰어갑니다
      나 그들을 따라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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