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방과 후 가는 길

미송 2016. 5. 1. 10:10

 

 

 

방과 후 가는 길 / 오정자

 

걷기 딱 좋은 오후였다 30분이면 닿을 곳을 한 시간 걸었다

햇살 아래 어깨를 말렸다 비타민 D흡수하던 오후

벤치에 앉아 아이들을 보다 아들이 그리워 벌떡 일어났

 

그 저녁 수첩에는 봄탐이라고만 적었다 봄을 탄다고 남자에게 말을 했을 땐

그 남자 염소를 몰고 왔다 쩝쩝 국물까지 마시고 나서야 봄이 예쁘게 보였다

 

올라타면 그만일 말들

섬까지 내달릴 수 있을 것 같은 봄날이었다

 

마음먹기에 따라 지나왔던 모든 봄날도 그러했으리.

 

 

20160324-201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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