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나딘 스테어<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미송 2022. 11. 26. 14:44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나딘 스테어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그리고 좀 더 바보가 되리라

되도록 모든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보다 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더 자주 여행을 다니고

더 자주 노을을 보리라

산도 가고 강에서 수영도 즐기리라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고

콩 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 고통은 많이 겪어도

고통을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보라, 나는 매 순간을 매일을 좀 더 뜻깊고 사려 깊게 사는 사람이 되리라

아, 나는 이미 많은 순간들을 마주했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하다면 그런 순간들을 많이 가지리라

그리고 순간을 살되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으리라

먼 나날만 바라보는 대신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리라

 

지금까지 난 체온계와 보온병 비옷 우산 없이는 어디도 못가는 사람이었다

이제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보다 간소한 차림으로 여행길을 나서리라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지내리라

춤도 자주 추리라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 꽃도 더 많이 보리라.

 

 

수십 년 전 미국 중동부 한 두메산골에 나딘 스테어라고 불리우는 할머니가 살았다. 나딘 스테어 할머니가 85세 되던 어느 날 짧은 글 하나를 썼는데, 시인도 작가도 아닌 평범한 할머니가 쓴 글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 내려오면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1993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소개되기도 했다.

 

내 영혼을 위한 수프. 상상만으로도 부드러울 것 같다.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잔소리를 줄일 것이다. 까칠하게 주접떠는 그런 행실. <오>

 

 

20190207-20221126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혜경 <슬퍼할 권리>  (0) 2022.12.25
장정일 <거미>외 1편  (0) 2022.12.12
이경록,『빈혈』  (0) 2022.11.11
김경주 <바늘의 무렵>  (0) 2022.11.10
박경리 <옛날의 그 집>  (0) 2022.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