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을 미워하는 이곳에서시를 써도 되겠는가신마저 자신을 편애하는 이들에게만 문을 여는 이곳에서양탄자 짜는 사람처럼 구부정하게 앉아희망은 절망의 다른 이름이라고운율 고심하며시를 써도 되겠는가모국어의 나라에서 태어나혀 끝에 투쟁의 단어 올려놓고 법부터 배우며나는 누구이고 너는 누구인가서로의 색깔 물으며 금을 긋는 시대에진실을 알고 있는 척하는 사람들이내 침묵 오해할까 고뇌하며나무 아래서 주운 새 키우듯그리움의 언어로시를 써도 되겠는가삶이 내 손등에 손을 올려놓을 때낯익은 것은 낯설음뿐인 이곳에서아침마다 꿈이 눈꺼풀에서 떨어져발 아래 부서지는 이곳에서시여, 내가 투사가 아니어서 미안하다 말하며오갈 데 없는 단어 하나씩 주머니에서 꺼내그럼에도 삶이여신성하다, 신성하다 반어법으로 말하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