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일기
1 수다쟁이들은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라는 것을 애석해 한다. 입이 하나라도 더 있으면 자기 말을 더 할 수 있는데, 자기 말을 들어주던 상대 뒷담화까지 칠 수 있는데. 수다쟁이들의 입은 후생에 아구찜으로 태어날 것 같다. 2 옷가게에 들어온 손님이 자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에게 서운함을 표한다. 한 계절이 다 지나 와 놓구선, 오는 길에 가죽 부츠를 하나 사 신었느니 간밤엔 밤새도록 고도리를 쳤느니, 중구난방 떠들기 시작하면 황당하다. 그러나, 돌아갈 때쯤 동전지갑 한 개를 선물하는 이유는 고도리 동전을 꺼내다 혹시 이 가게 주인을 떠올릴까 싶어서. 3 마이너리그. 문화적 환경에서 동 떨어짐. 원시인 같음. 소속감 없음. 결핍감도 없음. 결론은 불모지. 혼자놀기의 달인. 4 말싸움에서 이기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