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과 산문

이정 <뱅어포>

미송 2009. 1. 18. 21:56

       

       

       

      뱅어포 / 이정

       

      뱅어포

      한 장에

      납작한 바다가 드러누워 있다

      수 백 수천의 얇고 투명한

      바다에 점 하나 찍어

      몸이 되었다

      무수한 출렁거림 속에

      씨앗처럼 꼭꼭 박힌

      캄캄한 눈, 눈, 눈

      머리와 머리가

      포개지고 창자와 창자가 겹쳐진

      이걸 무어라 불러야 하나

      혼자서는 몸이랄 수도 없어

      서로 기대고 잠든

      이 납작한 것들아.

       

      시집 <누가 내 식탁들을 흔드는가> 2006년 시와정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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