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어떤 고백

미송 2012. 2. 29. 09:08

     

     

     

    행복하냐고 묻지 마세요

    약간은 불행하게 살아도

    괜찮다 하는 생각을 조금씩

    굳히고 있던 참이에요 나는

     

    오래 전부터 내 깊은 곳에

    보물창고가 있다는 낌새를 느꼈습니다

    그 창고 속에 보물 상자가 즐비하게 있지요

    휘황찬란한 단어들이 번쩍거려요

     

    당신 가슴에

    잘 감춰진 눈물처럼

    보송보송하고 따스한 단어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들어 보세요

    저렇게 행복이란 저도 모르는 충돌 속에

    깊숙이 숨겨져 있지 않습니까

     

    행복은 간단하지가 않아요

    행복이 그렇게 만만하다면

    이 세상 누구도 다 골고루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잖아요 그러니

    당신은 내게 행복하냐고 묻는 대신에

    나를 그냥 오붓하게 안아만 주세요

     

    어떤 고백 - 오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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