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호수를 위한 메모

미송 2009. 4. 15. 22:13

 

호수를 위한 메모 / 오정자

 

내 미미한 고락과

올곧지 않은 숨길을

저 차가운 호수에 적시렵니다

 

까마득한 영원이 나와는

따로 현존하듯 일렁이는 수심도

 

나와는 다른 행로를

간다는 깊은 생각에 빠지렵니다

 

수면을 할퀴듯

바람을 몰고 가는 내 심금의

 

우여곡절을

저 스산한 호수에 오래 담그렵니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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