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기체의 변(辨)

미송 2012. 4. 7. 11:51

     

     

    체의 변(辨) / 오정자

     

    그리스의 영웅 플루타르코스도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도

    말했으리 타인의 피를 보려거든 먼저 내 입에 피를 묻히거라

    생사生死 애증의 원리가 도루묵,

    내가 살기 위해 너를 죽이지 않고 나를 사랑하기 위해 너를 사랑하고

    내 안에 평화를 위해 너를 모략하지 않는다

    세계의 고요는 일으키지 않았던 내 안의 평지平地

    붓다의 색즉시공조차 평지풍파라 말하려는 이 순간에는 나도

    진진眞眞 혹은 안진진한 너도 진여眞如일 뿐이니

    멀고도 가까운 형상들 춤이거나 광기이거나

    뭐 그리 겁낼 게 있나 하면서, 공명조共命鳥를 듣는 아침

    파랑波浪으로 내외內外하는 증류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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