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는 '웃음과 망각의 책The Book of Laughter Forgetting' 을 썼습니다. 공산당 지도자들이 프라하에서 바로크풍의 궁전 발코니에 모여 환담하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공산당 선전국은 그 사진을 수십만 부 인쇄합니다. 그로부터 수년 후, 그들 중 하나가 최고 권력자의 눈 밖에 나서 실각하고, 그 사진에서도 지워집니다. 재밌는 발상이지 않습니까? 역사를 그런 식으로 지워버리다니요. 그래서 쿤데라는 "인간에 맞선 인간의 투쟁은 망각에 맞선 기억의 투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전적으로 같은 생각입니다. 웃음은 폭정의 적입니다. 쿤데라는 '농담The Joke' 에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상황을 빗대어 그렇게 말했죠.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 농담이 적힌 우편엽서를 보냈는데 그것 때문에 그는 감옥에 갇힙니다.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농담과 웃음마저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내 생각에 쿤데라는 우리에게 기억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려 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권력을 쥔 사람들은 우리가 모든 걸 잊기를 바랍니다. 기억하지 못해야 우리가 어제 태어난 사람처럼 기업의 지배 하에 있는 언론이나 정부가 우리에게 하는 말을 점검할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기억, 즉 역사는 과거의 거짓말과 속임수를 적발하는 수단이며, 겉으로는 무력해 보이는 국민이 권력을 쥔 지배계급을 무찌를 수 있는 무기입니다.
-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 p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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