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문학실

[시] 無題

미송 2013. 3. 16. 11:19

     

     

     

    無題 / 오정자 

     

    우선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 문을 닫고 속닥여야지

    6일 전에 보았던 꿈속에 그 피blood

    늑대의 이마였는지 애인의 정수리였는지

    조준자의 손 피 흘린 자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 못 하겠어!

    눈을 뜨면 펼쳐지는 아침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보이는 태양도 있어서

    천 년 전 그림이 청사진으로 열린다

    낯설지 않아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뜬금없이 든 생각은

    껍질 속에는 정력도 있고 눈물도 있다는 생각

    이제 그만 벗기자 는 말 감싼 채 덮어주자 는 같은 말

    그렇다 서류와 현실이 다르듯 꿈과 엄연히 다른 그 외의 것들

    너의 질병을 대신 앓을 수 없어서 내가

    자꾸만 들먹이는 전생설 또는

    눈을 뜨고도 계속 꿈을 꾸는 것 같은

    重重無盡한 인생설

    我無島我無島를 부르며 오늘도 빈배를 타고 가려는데

    껍질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알맹이는 왜 눈물이 나는지  

     

     * 오랜만에 시를 쓴다. 어쨌든 제목을 달고 이름을 붙이면 시가 되는가. 아닐 것이다. 시가 아닌 것,

        내가 아닌 나머지 부분이 시요 내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하지만 습관처럼 끼적인다. 나중에 퇴고하자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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