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

Jose Saramago <수도원의 備忘錄> 中

미송 2021. 7. 10. 12:10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고문과 고통조차도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짓지 않도록 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고통을 겪기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육체의 보존보다는 영적인 믿음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고 추측할 뿐이다. 하느님은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실 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던 게 틀림없다. (...) 또는 자신이 지지하는 믿음에 따르면 모든 믿음은 평등하고 모하메드는 예수만큼이나 카발라는 복음서만큼이나 달콤한 것은 쓰라린 것만큼 그리고 죄는 미덕만큼이나 가치가 있으며 따라서 모든 인간이 구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알가브르 출신의 상인의 경우를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그리고 이들 이교도들과 더불어 종교 재판에 끌려온 다른 130명의 경우는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p162~163)

 

하느님은 성찬을 통하여 인간안에 존재하신다. 인간이 성찬을 받는 것은 본질적인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은 당신이 원할 때마다 인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을 받아들이기를 원할 때마다 존재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창조주는 자기 자신을 인간의 창조물로 만들었고, 아담은 엄청나게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는 아직 성찬이 없었기 때문에 아담 안에는 하느님이 없었던 것이다. (p302)

 

하지만 사람의 운명에 대한 소식은 결코 완전한 진실일 수는 없어 정말 중요한 일은 내일 일어날 일이야, 오늘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 신부님 우리에게 축복을 내려주세요. 아니야, 나는 할 수 없어. 어떤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대들을 축복해 주어야 할지 더 이상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러니 서로가 서로에게 축복해 주는 것으로 만족하도록 하게, 그게 자네들이 필요로 하는 축복의 전부야, 사실 난 이 세상 모든 축복이 그런 것이기를 간절히 바란다네. (p326)

 

20130504-20210710 타이핑 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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