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일 시인의 <나는 국경꽃집이 되었다>
나는 이 시를 프린트해서 여행 가방 구석에 넣어 왔다
-김경주
반성 / 오정자
박하향 번져 오르는 음악 속에
어느 날의 K 시인이 살고 있네
K시인의 호주머니 속 또 다른
K시인 국경꽃집도 있네
건성이었어라 그들 국경을 건너기 위해
단 한 송이라도 꽃을 사야 한다던 말에
러시아와 몽골 국경 어디쯤 꽃집 하나 차려놓고
한 여자와 앉아 향기를 팔고 싶다던 말에
국경을 넘는 이들에게 어느 경계에도 머물지 않는 향기를
팔고 싶다던 그들의 꽃 이야기
제대로 느꼈던가 나는,
다만 한 때 한 남자와 나란히 앉아
24시간 정신없이 함께 있기만을 꿈꾸었지
향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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