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과 산문

김종삼<장편·2> 外

미송 2013. 7. 18. 22:20

     

    장편(掌篇)·2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10전 균일 상밥집 문턱엔

    거지소녀가 거지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 짜리 두 개를 보였다.

     

     

     

     

    민간인

             

    1947년 봄

    심야

    황해도 해주의 바다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도 그 수심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