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掌篇)·2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10전 균일 상밥집 문턱엔
거지소녀가 거지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 짜리 두 개를 보였다.
민간인
1947년 봄
심야
황해도 해주의 바다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도 그 수심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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