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유시인

이성복 <입술>

미송 2014. 7. 4. 08:59

 

 

입술 / 이성복

 

우리가 헤어진 지 오랜 후에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잊지 않겠지요

오랜 세월 귀먹고 눈멀어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알아보겠지요

입술은 그리워하기에 벌어져 있습니다 그리움이 끝날 때까지 닫히지 않습니다

내 그리움이 크면 당신의 입술이 열리고 당신의 그리움이 크면 내 입술이 열립니다

우리 입술은 동시에 피고 지는 두 개의 꽃나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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