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던가. 녹색가게에 들어와 옷을 그냥 좀 줄 수 있겠냐 한 남자가 있었다. 돈을 벌러 가야하는데 옷이
없다고. 그래서 그냥 한두 벌 챙겨 줬던 것 같다. 며칠 전에는 그 남자가 나타나 누나누나 하며 아는 체를
했다. 누나라고 불리니 대뜸 퍽 늙었다 싶었다. 어제 아침엔 출근을 하니 그가 과일상자를 셔터문 앞에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뭐니. 대꾸도 없이 휙 돌아선 그가 5미터쯤 갈 동안도 뒤돌아 볼 생각을 안 했다.
저 사람 시방 지가 감동해서 울고 있는 겨, 생각하며 난 흠칫했다. 기특남이군. 근데, 포장지에 웬
싸인까지. 누나 빼고 이번엔 우리 예쁜이 선물이란 글자까지. 훗....
오늘 아침 유부초밥을 2인 분이나 만들었다.
곽봉진씨! 오시면 나눠 줄게, 덤으로 겨울엔 외투 한두 벌 챙겨줄게, 이 누나가!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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