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원祈願 / 오정자
원색 깃털 새들이 돌진한다
돼지들을 향해 맹렬한 포물선을 그린다
정조준 하는 동시 사라지는 죽을 둥 살 둥
막무가내 근성으로 아이들이 빠지는
엥그리버드 게임
내 손에 새들까지 빌려간다
액정 속 사투와 쾌재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어
통쾌한 구호 그런 뜻은 아니겠지
엥그리와 엥버리 모음과 자음 한 획 차이로 겹쳐치는 가상지점에서
나는 홀로 꽃동네 입구로 들어간다
동냥할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입니다
시비에 새겨진 글자들
만삭된 부인에게 의처증을 품은 거지가 겨울날 끝내
동냥하러 가지 않고 부인을 지켰다는 일화
엥그리든 엥버리든 아하 살아있는 기운이기만 하여라 기도했지
(20121007-20140905)
'채란 퇴고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울토마토 (0) | 2014.09.15 |
---|---|
그 여름 커피 이야기 (0) | 2014.09.12 |
귀가 서럽네 (0) | 2014.08.27 |
有情 (0) | 2014.08.26 |
착각하는 소리일 뿐 (0) | 2014.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