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어떤 기원祈願

미송 2014. 9. 5. 07:37

 

어떤 기원祈願 / 오정자

 

원색 깃털 새들이 돌진한다 

돼지들을 향해 맹렬한 포물선을 그린다

정조준 하는 동시 사라지는 죽을 둥 살 둥

막무가내 근성으로 아이들이 빠지는 

엥그리버드 게임

내 손에 새들까지 빌려간다

 

액정 속 사투와 쾌재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어

통쾌한 구호 그런 뜻은 아니겠지

엥그리와 엥버리 모음과 자음 한 획 차이로 겹쳐치는 가상지점에서

나는 홀로 꽃동네 입구로 들어간다

동냥할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입니다

시비에 새겨진 글자들 

만삭된 부인에게 의처증을 품은 거지가 겨울날 끝내

동냥하러 가지 않고 부인을 지켰다는 일화 

 

엥그리든 엥버리든 아하 살아있는 기운이기만 하여라 기도했지  

 

(20121007-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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