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홍등(Raise The Red Lantern)

미송 2014. 10. 20. 19:28

 

중국 대표 여배우 공리 주연의 영화 <홍등>은 첸 차이거 감독과 함께 중국의 5세대 감독으로 꼽히는 장예모 감독 1991년 작이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비롯해 서양의 저명한 상을 휩쓴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홍등>은 1920년대 중국 전통 건축 양식인 사합원(四合院)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어느 한 집안의 여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이다. 그녀들이 살아가는 삶 속에는 그 시대의 혹은 그 집안의 잔혹한 관습과 규율 그리고 기괴한 봉건 삶의 질서가 그대로 들어난다.

 

영화는 여주인공 송련은 대학을 중퇴하고 계모의 강요에 못이겨 지극히 봉건적인 가문인 진어른댁 넷째 첩으로 들어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특히 영화의 첫 장면에서 주인공 송련이 진어른댁에 들어서는 순간 사합원(四合院)의 높은 벽은 세상과의 단절과 폐쇄성이 잘 들어난다. 이 단절과 폐쇄성은 진어른댁에는 전해져 내려오는 가풍을 더 부각시키기도 한다.

 

▲ 주인공 송련이 진어른댁에 들어서는 순간

 

진어른댁에는 매일 한명의 부인을 택해 잠자리를 같이하고 선택당한 부인의 처소에는 그날밤 홍등을 밝히는 가풍이 조상대대로 전해져 내려져 온다. 4명 여인들은 폐쇄적이고 독립된 구조 속에서 오로지 이 가풍만을 위해 서로를 시기하고 모략한다.

 

영화 후반부에서 송련은 자신이 한낱 성노리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허탈감에 빠진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송련은 셋째부인이 부정을 저질러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고 미쳐버린다. 그러나 여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진어른은 다섯째부인을 맞아들이고 중국 봉건 사회의 폐습은 수레바퀴 돌 듯 지속된다.

 

영화 <홍등>의 배경인 사합원(四合院)은 많은 기능을 한다. 때론 우리에게 폐쇄와 단절을 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알려주며, 때론 중국의 전통 붉은색을 잘 나타내고 이 영화의제목이기도 한 홍등과 조화를 이루어 우리에게 아름다운 영상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변화무쌍한 사합원(四合院)은 관객들 한명 한명에게 다른 느낌으로 이 영화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 같다.

 

▲ 영화 속 배경이 되었던 교가대원(乔家大院)

 

한편, 영화에서 시작에서 끝까지 배경이 되었던 사합원(四合院)은 본래 산시성(山西省) 진중시(晋中市) 치현(祁县, 기현) 교가보촌(乔家堡村)에 있는 청대 중국의 저명한 상업금융자본가인 교치용(乔致庸)의 저택이다. 현재에는 기현민속박물관이 되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출처오산인터넷뉴스】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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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홍등을 보았는데 리뷰를 써 보자 해 놓고 하루가 그냥 지난다. 그냥이란 말에는 하루 동안의 '다사'(다난까진 아니고)함이 담겨있다. 영화가 쇼킹했다. 익숙해서도 낯설어서도, 그랬다. 적용을 하려면 나는, 자본주의 틀을 영화에 대비시켜 해설하고 싶다. 그런 적용이 억지이지 않다 싶고 자연스럽다. 보이지 않는 얼굴. 이 시대 자본주의의 얼굴이 아닐까. 영화는 사건 진행의 화근인 남자의 얼굴을 한 번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 그것이 끌림의 요인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의자에 앉은 옆모습과 목소리만으로 남자의 존재를 확인시키므로써 여자들의 연기를 돋보이게 한다.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다 죽어가는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자면, 영화 속 폐쇄된 사합원은 자본주의 시스템과 흡사하게 느껴진다. 암튼, 영화가 명작임을 동의한다. 틀 속에 규정된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새삼 고심하게 만드는 영화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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