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이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을 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것일까
그 지붕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류시화(안재찬)시인
1958년 충북 옥천 출생
대광고등학교,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1980)으로 등단
시집으로,<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等
'운문과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혜경<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0) | 2016.12.07 |
---|---|
황지우 <나는 너다 503> (0) | 2016.10.30 |
최규승 <처럼처럼> (0) | 2016.05.22 |
마종기 <저녁 올레길> (0) | 2016.03.26 |
뻬드로 살리나스 <더욱 멀리 가는 물음>外 3편 (0) | 2016.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