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와 독백

2021, 죽변항

미송 2021. 2. 14. 12:22

항상 두 번 째 가는 것 같은 항구. 확인 사살하듯 종종 가본 곳이나 매번 착각이 든다.

에드워드 호퍼의 바다 옆 방이란 그림을 블로그 메인에 띄운 적이 있다. 그 모텔방의 추억이 있은 후.

 

올해도 그 방은 여전히 그 바다 옆에 있었다. 

 

 

 

오래 달리고 싶은 밤이면 우리 죽변항으로 차를 몰자

사랑의 선을 수평선 끝에 이어 오래 달리고 싶은 밤이면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이야기가 녹슨 문을 때리는 죽변항으로 가자

 

황당하고 춥고 거친 파도가 잔물결 치는 아침바다가

눈높이에 선을 그어 무료하기도 한
어떤 각오가 필요하기도 한 곳

 

주말인데도 방값을 깎아준다고 선심을 쓰는 주인아주머니

거짓말도 주름살도 대책 없이 늘어난
눈 흘기며 나오다가도 웃는 곳

 

신산한 때 벗겨주고 고민도 행복이라고 믿게 해 주는
죽변항으로 차를 몰자

 

죽변항-오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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