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

가스통바슐라르

미송 2010. 4. 26. 10:23

공간의 시학, 10장 원의 현상학

 

<삶은 아마도 둥글 것이다.> ㅡ고흐 401


<새는 거의 전적으로 구형이다.> ㅡ미슐레
; 새는 미슐레에게 있어서 가득 찬 둥금이다. 둥근 삶이다. 407

역자 후기
완역이란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번역의 정확성이란 상대적인 문제이니 웬만큼 이루어진 번역이면 된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그러니까 더욱더 철저한 노력을 기울려 하나라도 오역을 남기지 않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번역에 임해야 할 것이다. 414
 
 
공간의 시학, 9장 안과 밖의 변증법
 
너무나 넓은 공간은, 공간이 충분히 있지 않을 때보다 우리들을 훨씬 더 질식시킨다. 387

위계적인 차이가 있는 여러 휴식들을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들은 시인의 도움을 받아 공간을 전도시켜야 하고, 묘사하고 싶은 것에서 떨어져 나와야 한다.

흔히 가장 축소된 내밀한 공간 속에서의 응집 자체에 의해, 안과 밖의 변증법은 그 모든 힘을 얻는다. 397
 
 
공간의 시학, 8장 내밀의 무한
 
기실 몽상은 원초의 순간부터 온전히 이루어져 있는 상태이다. 우리들은 그것이 시작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시작된다. 그것은 가까이 있는 대상에서 떠나가, 곧 멀리, 다른 곳에, 다른 곳의 공간에 있게 된다. 342

무한은 우리들의 내부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삶이 억제하고 조심성이 멈추게 하나 고독 가운데서는 다시 계속되는 일종의 존재의 팽창에 결부되어 있다. 우리들은 움직임 없이 있게 되자말자, 다른 곳에 가 있게 된다. 우리들은 무한한 세계 속에서 꿈꾼다. 무한은 움직임 없는 인간의 움직임이다. 무한은 조용한 몽상의 역동적인 성격의 하나이다. 343

그 <무한>은 기실, 지리학자가 주는 정보들과 바로 관계되는 것이 아닌 인상들의 집적에서 태어난다. 343

명상하는 인간을 사로잡는 이와 같은 몽상들 가운데서는 세부사항들은 지워지고 현란한 색채는 바래며, 시간은 더 이상 종소리를 내지 않고 한없이 펼쳐진다. 이러한 몽상들에 정녕 우리들은 무한의 몽상이라는 명칭을 줄 수 있을 것이다. 348

명상하고 꿈꾸는 이완된 영혼 가운데서 무한은 무한의 이미지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정신은 대상들을 보고 또 본다. 반면, 영혼은 한 대상 가운데 무한의 둥지를 발견한다. 350
 
내밀의 세계에서의 무한은 하나의 강렬성, 하나의 존재의 강렬성, 드넓은 전망 속에서 발전해 가는 존재, 그런 존재의 강렬성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353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잠자는 동안, 꿈을 통해 체험한 적이 있는 그 행복된 인상의 하나를>경험한다.355

내밀의 공간과 외부 공간, 이 두 공간은 끊임없이, 이를테면, 그들의 자람에 있어서 서로를 고무하는 것이다.363

같이 팽창되어 가는 가운데 결합된, 깊은 내밀성과 무한히 펼쳐지는 외부 공간  둘 사이에 이루어지는 시적 공간성의 그 교류 속에서, 우리들은 웅대함이 솟아오름을 느낀다. 그것을 릴케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모든 존재들을 통해 유일한 공간, 내밀의 공간이 세계에 펼쳐진다 - 364

'물과 꿈'에서, 연못은 풍경의 눈 자체이며 그 물 위에 비친 것은 세계가 처음으로 본 스스로의 모습이며 그 비친 풍경의 증가된 아름다움은 우주적인 나르시시즘의 뿌리 자체라는 것을 우리들에게 말해 주는, 많은 다른 문학 이미지들을 모아본 바 있다. 373
 
 
공간의 시학, 7장 세밀화
 
감옥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도 좋은 것이다.
필요하다면 불합리성이, 그 자체만으로 수인을 해방시켜 주는 것이다. 299

표상은 상상력에 의해 지배된다. 표상이란 타인들에게 우리들 자신의 이미지들을 전달하기 위한 표현들의 모음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는 나의 상상력이다 ㅡ쇼펜하우어 300

우주란 어떤 것이나 곡선들 속에 갇히는 법이다. 우주란 어떤 것이나 하나의 핵 속에, 하나의 씨앗 속에, 하나의 역동화한 중심 속에 응집되는 법이다. 그리고 그 중심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상상된 중심이기 때문이다. 309

어느 수도하는 은자가 기도를 잊은 채 그의 기도용 모래시계를 바라보고 있다가, 귀를 찟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나는 어디에서 읽었던가? 모래시계 속에서 그는 갑자기 시간의 붕괴를 들었던 것이다. 우리들의 시계는 똑딱거리는 소리는 너무나 거칠고 너무나 기계적으로 단속적이기에, 이제 우리들은 흘러가는 시간을 들을 수 있을 만큼 섬세한 귀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320

시, 그것 역시 이 세계에 속하는 양식, 열정들의 변증법 속에 참여하는 양식의 하나이다. 322

세계는 상상력에게는 하나의 가치를 중심으로, 그것의 인력으로 도는 것이다. 325

침묵이 어떻게 인간의 시간과, 인간의 말과, 인간의 존재를 동시에 작용하는지를 말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책 한권이 소요될 것이다. 그 책은 씌여졌다. 막스피카르트의 '침묵하는 세계'를 읽어볼 것이다. 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