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신화

道- 평상심

미송 2010. 10. 31. 06:03

『벽암록』은 북송초기(北宋初期)의 설두중현(雪竇重顯)(980∼1052)의 편저인 『설두송고(雪竇頌古)』 중의 본칙(本則)과 송(頌)에 대해 북송만기(北宋晩期)의 기오극근(記悟克勤)(1063∼1135)이 수시(垂示) 저어(著語) 평창(評唱)을 붙인 것을 일컫는다. 설두중현은 운문(雲門)의 사대손(四代孫), 즉 향림징원(香林澄遠) 지문광조(智門光祚)를 이은 운문법계(雲門法系)이며 원오극근은 임제종(臨濟宗) 양기파(楊岐派)의 적손(嫡孫)이다. 그래서 이 『벽암록』은 임제종계열에서 특히 애지중지한 책이지만 선종(禪宗)의 공안(公案)으로는 그 기봉(機鋒)의 준렬(峻烈)함과 그 언어(言語)의 직절(直截)함이 이 『벽암록』 일서를 당해낼 책이 없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오늘은 소개한다

남천의 시자가 된 조주는 어느날 스승 남천에게 묻는다.

『선생님, 도가 무엇입니까?』

『일상을 살아가는 마음이지 밥먹고 싸는..(평상심)』

『평상심에는 어떻게 이르지요?』

『이르려는 생각이 필요한가? 일상을 살아가는 마음인데..
 계획하구 이르는 것은 생각이지..생각이 지금 살아가는 삶은
 아니지..생각이 없어지는거 그것이 평상의 마음이야....』

『내참...근본적으로 생각이 없어지면 도는 어떻게 알지요? 이거
사기 아닙니까? 우리는 왜 참선을 하나요?』

『도라는 건, 아는 것도 아니요 알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아는 것이라는 그 규정을 하는 순간 잃어 버리지 ...망각(妄覺),
우리가 사는 일상을 알아서(학습해서) 사냐?
중생아 인생은 그냥 사니까 살아가는 것이다
화장실에 가서도 계획하구 생각하냐?
그런 고귀함은 없다 ..그런것이 사기다

(-남천은 어느 측면에서 보면 2차대전이후의 실존주의자들과 비슷하다
실존주의는 우선 과거 헤겔주의적인 관념론(Hegelian Idealism)을 통렬히 비판한다. 관념, 전체, 보편, 객관, 이 따위 말들은 의미없는 픽션이라는 것이다. 관념보다는 일상적 삶의 현실, 전체보다는 개체, 보편보다는 특수, 객관보다는 주관, 이러한 것들이 더 중요한 진리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르뜨르(Jean-Paul Sartre, 1905∼1980)는 “실존이 본질에 선행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나라는 인간은 먼저 존재하고 나중에 정의되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에 앞선 어떠한 본질, 신으로부터 부여된 어떤 속성도 나를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의 실존 이전도 무(無)이고 나의 실존 이후도 무(無)이다.
오직 나라는 현존재의 선택만이 있는 것이다. )

의심할 바 없는 大道를 증득한다는 것은
우주의 텅 빈 확연한 공간과 같다.
그것은 생각도 계획도 아니다!!

텅빈자만이 순수하다
그는 조작하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가장 자연스럽다

관념을 가진자는 자신이 인생을 단정한다

인생의 어려움은 자기가 만든 결정에
속박당하는 것이다
정말로 나의 결정을 내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해 하는 자 몇인가?

복잡한 관념으로 내안의 너를 속박하려 들지 말라!
너는 텅비어 있다..이상

(-이루어진 일들은 자연스럽다,시험을 잘 볼때를 생각해보라
 운동이 잘 될때,요리가 잘 될때,생각은 없어지고
 그냥 평정심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가?)

 

원문
(道不屬知不知. 知是妄覺, 不知是無記. 若是眞達不疑之道, 猶如太虛廓然虛豁, 豈可强是非邪?)』 이 평범한 설법을 듣고 조주는 大悟(대오)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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