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선물 - 호수♪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 바닷가 풍경일까.
조금 전, 쇼파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 저 그림 속 여인의 포즈로 자다가 깨었다. 정신이 맑아졌다.
공간 벽 모서리에선 파도소리 대신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다. 열린 네 개의 창문 안으로 가을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밝은 시간의 잠. 저 바닷가의 해와 조명등-전기코드를 꽂을 수 없으니 당연 소품이겠지- 은 서로를 멀뚱허니 쳐다보고 있었다. 잠 든 여인 옆에서. 그녀(그)가 잠든 동안에 어떤 속삭임들이 다녀갔는가. 홀로 누워 한쪽 귀를 베개에 대고 있어도 간절하게 울리는 목소리가 있으니 그것은 내가 지금 너와 함께 누워 널 지켜보고 있다는 근원을 알 길 없는 속삭임일까.
어느 바닷가 어느 호숫가에서의 휴식보다 더한 감미로움을 느끼는 순간, 모든 폭풍은 잔물결로 변하고 귓가엔 시원스런 파도소리만 남는다. 누운 몸을 범람하려 들지 않는 정지된 자리에서의 포말은 꽃처럼 아니 또 하나의 소품처럼 남겨진다. 그것은 고요한 잠 속에 빠져 세상의 온갖 소음과 고단함을 잊고 있는 여인을 주인공으로 도드라지게 하려는 자연의 순종, 숨어있는 신(神)의 배려. 오로라처럼 여인의 몸을 감싸는 한 낮에 반딧불이만이 형형한 실체이다.
두두둑 해비가 떨어지다 지나가는 주말 오후 다섯시의 손가락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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