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바다 / 오정자
부서지는 파도
톱날 안쪽 같은 파도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수많은 의분부호들이 생선떼처럼 흩어집니다
가까이서 보는 파도와 멀리서 관망하는 바다가
정녕 다르게 보여요 분홍색이며 보라색 빛으로
줄줄 떨어지는 구름의 파편들
파편들을 순순히 받아드리는
바다의 몸부림
달 속에
물이 꽉 차 있어요
달 속에서 반쯤 자고 있는 물은
뜨겁지가 않아요 아무리 손가락으로 휘저어도
수천마리 반딧불이 차곡차곡 쌓여
잉잉 전자반응을 일으키는
당신 양 눈에 비친 두 개의 달 속에서
시원하게 철석거리는 물
2006, 십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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