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는 시인들의 사회 - 김이듬
그들은 둘러앉아 잡담을 했다
담배를 피울 때나 뒤통수를 긁을 때도 그들은 시적이었고
박수를 칠 때도 박자를 맞췄다
수상작에 대한 논란은 사라졌고
술자리에서 사고치지 않았으며
요절한 시인들을 따라가지 않는 이유들이 분명했다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연애사건도 벌어지지 않았다
나는 죽어버릴 테다
이 문장을 애용하던 그 시인자식은
지원금을 받아 외국으로 사라지더니
여행책자를 출간해 한 턱 쏘았다 난 안 취할 만큼 마셨다
중요한 건 그 자리에 빠진 이들
그 시인들은 제 밥그릇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지
신촌의 작업실에서 애들이 기어 다니는 방구석에서
날이 밝아올 때까지 하찮아지고 있는지
뭔가 놀라운 한 줄이 흘러나오고 손끝에서
줄기와 꽃봉오리가 환해지는지
중요한 건 그런 게 없다는 것
아무도 안 죽고 난 애도의 시도 쓸 수 없고
수술을 받으며 우리들은 오래 살 것이다
연애는 없고 사랑만 있다
중요한 건 아무 것도 없다
조용히 그리고 매우 빠르게
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했다
시인학교 - 김종삼
공고
오늘 강사진
음악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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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부문
폴 세잔느
시 부문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
金冠植, 쌍놈의 새끼들이라고 소리지름. 지참한 막걸리를 먹음.
교실 내에 쌓인 두꺼운 먼지가 다정스러움.
金素月
金洙映 휴학계
全鳳來
金宗三 한 귀퉁이에 서서 조심스럽게 소주를 나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5번을 기다리고 있음.
校舍.
아름다운 레바논 골짜기에 있음.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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