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김용택 <이 바쁜 때 웬 설사>

미송 2014. 11. 23. 10:17

 

이 바쁜 때 웬 설사 / 김용택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단 여섯 줄로 표현했는데 정말 급해 보이네요. 화자의 심정이 어떨지 이해가 돼서 혼자 낄낄거리며 웃었습니다. 바쁜 농사철, 화자는 바작에 풀을 가득 짊어지고 오다가 도중에 설사가 났습니다. 때마침 소나기가 쏟아지자, 풀은 비를 맞아 허물어지고, 소는 놀라 날뜁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지를 내려 볼일을 보려고 하는데 비에 젖은 허리끈마저 꽉 묶여 풀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변에 사람들까지 많네요. 급해 죽겠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네요. <시인 최형심>

 

 

 

저런 상황을 보면 웃지도 못할 것 같다. 저건 '쌀까말까' 가 아니라, 완죤 '쌌다' 하는 억울(?)한 시츄에이션 아닌가. 당사자는 심하게 욕 나오겠다. '니기미시팔조까치'하면서. 죄 없는 공중 새에게 총알까지 날리겠다. '니미시팔머이런세상이런개생(犬生)이가다있어'하믄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