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

김성수,「함석헌 평전」中

미송 2015. 4. 29. 20:30

이 몇 십 년의 더러운 정치 속에서도 내가 살아올 수 있는 것은 날마다 노자-장자와 대화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썩 잘함은 물과 같다. 물은 모든 것에 좋게 잘 해주면서도 다투지 않고 누구나 싫어하는 (낮은) 곳에 있으려 한다. 그러므로 거의 도에 가깝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干道. 도덕경 8)하는 노자의 말을 듣지 못했던들 씨알을 잊어버리고 낙심을 했을지도 모르고, 아침 저녁으로 장자를 따라 무용(無用)의 대수(大樹)를 아무도 없는 동리나 넓은 광야(無何有之鄕 廣漠之野)에 심어 놓고 그 옆에 한가히 서성이며 그 밑에 거닐며 누워 잘 줄을 몰랐던들 (장자, 逍遙遊), 이 약육강식과 물량 퇴폐의 독한 공기 속에서 벌써 질식이 되어 죽었을지도 모른다.  

 

함석헌,비폭력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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