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와 독백

도트

미송 2019. 5. 2. 18:24



수첩 위에 메모지를 올리고 중요한 일을 적는 듯 무엇인가 쓰고 싶은 날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은 그러나 꼭 기억해야 할 것도 아닌 것들


가령, 출근 길 횡단보도 위로 꽂히던 햇살을 반기며 기다림을 생각하던 찰라

팔랑이던 옷자락 그 기다란 원피스 옷자락에 가려진 여러 모양의 자국들

절룩이는 왼쪽 다리의 멍자국과 팔뚝에 남은 데인 자국 엊그제부터 두 번 짜낸

이마의 뾰루찌 같은 것들


가라앉았거나 성이 나 있는 그것들

저만치 달아나려 할 때 떠오르던 몇 가지 생각

화가의 포즈로 기록하던 날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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